2023년 5월 5일
2022년 초부터 시작된 요양보호사의 업무가 벌써 3번의 재가방문으로 이어지면서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지난 2022년 연말부터 지인의 누님과 매형을 함께 돌보는 요양보호 업무가 시작되었는데 2주 전 할아버지께서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입원하시는 바람에 부득이 1주일을 쉬는데 이틀 뒤에 할머니까지 확진이 되어 집에서 자격격리를 하게 되어 불가피하게 일주일 간의 휴가 아닌 휴가를 갖게 되었다. 평소에도 부모님처럼 돌보며 지냈었는데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재가업무가 시작되었는데 갑자기 작은 아들이 아버지를 요양원에 보낸다고 전화가 왔다. 아버지가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하니 요양보호사가 방문하기 전에 엄마가 너무 힘든다기 때문이다. 할머니도 허리 수술로 힘들어하시니 이해를 해야 하지만 어느 부모나 자식을 키우면서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키워 성장을 시켜놓고는 노후를 즐겁게 보내야 하는데 이렇게 병이 들고 나니 원치 않는 일을 겪게 되기도 한다. 어르신이 너무 불쌍하게 느껴진다 . 어쩌면 돌풍의 미래가 될 수도 있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다
인자하시며 정신도 맑고, 식사도 직접 숟가락으로 떠 드시고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서도 소신을 표현하시곤 하셨는데 그동안 잘하시던 대소변이 병원에 입원하여 퇴원 후에 후유증으로 혼비 한 상태인데 퇴원 일주일 만에 요양원으로 보낸다고 하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 치매어르신은 귀가 엄청 밝다 그리고 눈을 감을 때까지 귀는 열려있기에 항상 말을 최대한 신중하게 해야 하고 어르신이 불편한 말을 삼가야 하는데 가족들이 집에 와서 하는 이야기를 듣기라도 했는지 엊그제부터는 그렇게 좋아했던 커피도 몇 모금만 드시고 남기시더니 실내에서 걷기 운동도 한 바퀴만 하고는 힘들다고 거부하고는 계속 주무시기만 하셨다.
어제는 요양보호 업무가 마지막인 날이었다
내일모래면 요양원으로 보내어지는 어르신께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는 게 너무 슬프다. 어르신께 차마 마지막이라는 말도 못 하고 어르신의 손만 부여잡고 주물러 드리면서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도 어르신은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멍하니 벽만 응시하시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나려고 했다. 그래서 퇴근하면서 " 어르신 건강하시고 식사 잘하시고 오래 사시라 "라고 하고는 뒤돌아 보지도 않고 나왔다.
내가 30대 초반에 대우조선에 근무할 때 아버지는 동마산 병원에서 입원하시다가 더 이상 치료가 불가피하여 퇴원하여 고향집에서 엄마와 함께 게시다가 세상을 떠나셨기에 자식으로 임종도 못하고 병시중도 못했던 안타까웠던 마음을 어르신을 돌보면서 아버지처럼 여기며 지내었는데 막상 이렇게 현대판 고래장이라는 요양원에 보낸다는 말이 내 앞에서 이루어지니 뭐라 말도 할 수가 없다.
어르신!
부디 건강하시고, 요양원에서 힘드시더라도 동료들과 잘 어울리면서 푸르른 5월이 되시길 비랍니다.
5월 8일이 어버이날인데 ~~~
돌풍이 마음 아픈 이 날에 왜 이렇게 온종일 굳은 비만 내리는지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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