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의 3대 신앙 (3)
(3) 미타신앙
관세음보살은 대자대비로 많은 중생을 보살피는 생전 신앙으로서 중심을 이루고 있고 아미타불은 사후의 신앙으로서 그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미타불 신앙에 대해서 자세히 말씀드리면 굉장히 내용도 많고 또 여러 가지 드릴 말씀이 많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간단하게 세 가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세 가지란 아미타불에 대한 문제와 극락세계에 대한 문제 그리고 극락세계에 어떻게 갈 수 있느냐, 즉 왕생극락에 대한 문제입니다.
첫째로 아미타불은 범어로 아미타바라고 하기도 하고 아미타붓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미타불이라고 하는 말은 아마타바 붓다에서 나온 말입니다. 여기에 포함된 뜻을 알아본다면 아마타라고 하는 말에는 무량수(無量壽), 무량광(無量光)의 뜻이 있습니다. 아미타불은 수명이 한이 없고 광명이 한이 없으십니다. 무량한 광명과 무량한 수명을 가지신 분이 바로 아미타불이신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대아미타경(大阿彌陀經)』에서는 여러 가지 존칭을 말하고 있습니다. 무량수불, 무량광불, 무변광불, 무애광불, 무대광불, 염왕광불, 청정광불, 환희광불, 지혜광불, 불단광불, 난사광불, 난침광불, 초일월광불이 그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아미타불을 무량수불, 무량광불, 감로왕불로 호칭합니다. 아미타불은 항상 감로의 극락세계로 인도하시는 부처님으로 봉존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미타불은 과거에 법장(法藏)비구로서 48가지 원을 세워서 한없는 자비행을 닦으시고 보살행을 닦으셨기 때문에 아미타불이 되셨습니다.
아미타불이 주석하고 계시는 극락세계는 사바세계와 대립되는 말입니다. 여러 가지가 섞여 있고 악한 것이 많다고 하여 사바세계인데, 극락세계는 아무 고통이 없는 세계라는 뜻입니다. 극락세계를 나타내는 명칭에는 극락정토(極樂淨土), 서방정토, 극락국토, 안락정토, 안락세계, 안락국, 안양정토, 안양세계, 안양국 등 많은 것이 있습니다.
『아미타경』은 극락세계에 일체 고통이 없고 거기에서는 다만 즐거움만 받는다고 말합니다. 거기서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사리불(舍利佛)이여, 피토(彼土)를 하고(何故)로 명(名)이 극락(極樂)이고, 아미타불이 계신 세계는 극락이라고 하는 뜻을 아느냐? 그 나라 중생은 모든 고통이 없고 다만 즐거움만 받고 있기 때문에 극락이라고 한다.”
신라시대에 원효 스님께서는 극락세계를 법성토(法性土), 실보토(實報土), 수용토(受用土), 변화토(變化土)로 구분하여 서술하고 있습니다. 법성토란 우주의 근본실상, 우주의 근본 그 자체를 극락세계로 보는 것입니다. 실보토라고 하는 것은 실제로 보살행을 닦아서 그 보답에 의해서 이루어진 국토라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법장 비구가 48가지 원을 세워서 보살행과 자비행을 열심히 닦은 보답에 의하여 이루어진 국토이기 때문에 실보토라 합니다. 수용토는 삼불토(三佛土)의 하나로 두 종류가 있으며, 변화토는 중생에게 여러 가지 모습을 통해서 변화로서 나타나는 모습을 일컫는 말입니다.
원효 스님의 말씀과 같이 극락세계라 하는 것은 비단 서쪽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진리 그 자체가 바로 극락세계인 것입니다. 그러나 특히 서쪽으로 표시하는 것은 서방이 청정한 장소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화엄경』에는 삼천대천세계 그대로 무궁무진한 화장세계(華藏世界)란 말이 있습니다. 극락세계는 바로 한없이 많은 화장세계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 영주 부석사의 본존불은 아미타불이십니다. 부석사는 의상 대사가 『화엄경』을 선양한 화엄사찰의 총본산입니다. 그런데 화엄사찰에서 비로자나불을 모시지 않고 아미타불을 모시고 있는 데는 이와 같은 깊은 의미가 서려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화엄경』에 있어서 아미타불은 열반에 들지 않고 항상 중생을 보살피고 계시는 부처님으로 표현되며 극락세계는 시방정토(十方淨土) 그 자체가 극락세계입니다. 그리하여 사실에 있어서 극락세계는 화장세계의 한 표현이며 열반에 드시지 아니하고 온 우주를 정토로 나타내시는 부처님으로 아미타불을 모시게 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엄종 사찰에서 아미타불을 모신다고 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큽니다. 그러므로 온 우주의 근본, 청정한 곳을 다 극락으로 보는 것이 화엄종과 선종에서 보는 극락관입니다. 이와 같이 부처님 법에 있어서는 극락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주진리의 청정한 본연의 세계가 모두 극락인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이러한 극락세계에 우리가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극락세계에 가는 것을 염불왕생(念佛往生)이라는 한 마디로 말합니다. 부처님을 잘 생각하고 부처님에 대한 신앙이 철저하면 바로 극락세계에 간다는 것입니다. 아미타불께서는 내 이름을 열 번만 부르는 사람은 누구나 극락세계에 가서 태어나기를 원한다고 하는 서원을 세웠습니다. 이것이 바로 십념왕생(十念往生)입니다. 아미타불의 명호를 단 열 번만이라도 부르는 사람은 다 극락세계에 가서 태어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아미타불의 서원입니다. 그러니까 자신이 아미타불에 대한 염불을 해도 순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극락세계에 가는 것이 아니라 아미타불이 인도해 주는 힘을 빌려서 더욱 빠르게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염불은 돈독한 신앙심에 의해서 하는 것으로 조선시대에 서산(西山) 스님께서도 다음과 같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이든지 한 마디 염불을 한다면 이것은 바로 십만억 겁의 공덕을 성취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말씀하셨습니다. “한 번 염불을 해도 십만억 겁의 업장을 소멸하는데 많은 염불을 하는데야 말할 것이 뭐 있으며 한 번 염불을 해도 십만억 겁의 공덕을 성취하는데 많은 염불을 하는데야 더 말할 것이 뭐가 있느냐?”
서산 스님께서는 염불을 네 가지로 구분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첫째 입으로 항상 아미타불의 명호를 외우는 것이고, 둘째는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이고, 셋째는 마음으로 아미타불의 모습을 관찰하고 아미타불의 모습을 그려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넷째는 실상염불이라 해서 아미타불의 세계와 내가 그대로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간절하고 독실한 염불을 통하면 누구나 다 극락세계에 갈
수 있습니다. 『아미타경』에 보면 어떤 사람이든지 하루나 이틀 아니면 사흘이나 나흘 아주 간절하게 일심불란(一心不亂)으로 염불을 하면 다 극락세계에 간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바로 이 일심의 기도에 의해서 극락세계에 갈 수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석가모니 본존불신앙이 있고 또 관음, 약사 그리고 미타 신앙이 있는데, 이렇게 여러 부처님을 우리 불자들이 다 받들다 보니까 신앙이 혼란스럽고 복잡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불자들은 각자 자기 자신의 원불(願佛)신앙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 자신이 항상 받들어 모시고 나 자신이 원하는 원불신앙을 각자 하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신라시대의 자장 법사는 문수 보살을 원불로 모셨고 원효 스님은 아미타불을 원불로 모셨고, 의상 스님은 관세음보살을 원불로 모셨습니다. 이처럼 원불신앙을 중심으로 간절하고 독실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그것이 바로 올바른 기도법이라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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