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25일
돌풍이 아주 어렸던 시절
아마 그때도 지금처럼 비슷한 계절이었던것 같다
겨우내 얼었던 얼음이 녹고 땅이 풀려 봄기운이 날때 즈음
엄마는 동네의 친구분들과 함께 창녕 영산 함박산에 약수를 먹으러 간다고 하시면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으시고 길을 나서곤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2004년 4월12일 엄마가 세상을 떠난 이후
엄마의 흔적중에서도 영산 함박산의 기억을 잊고 지내다가 몇년 전에 구입한 동정리의 농가주택에 소일삼아 채소를 키우는 재미에
빠져있다가 인근의 영산 함박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나서야 엄마의 흔적을 찾아 나서기로 한 것이다
농가주택 아래 용호형님의 안내로 친구와 함께 카메라를 매고 찾아간 창녕의 영산 함박산 약수터
거기에는 엄마의 젊은시절 흔적이 있고 어렴풋이나마 엄마의 추억을 더듬어 볼 수 있을것 같아 마음이 설레이기도 하다
고향에서 영산 함박산 약수터 까지의 거리는 26.4km나 된다
돌풍이 기억하는 그때는 아마 55년 전 쯤이라고 생각하니 엄마는 버스를 타고가는 거리보다는 걷는 거리가 더 많았지 않았을까 싶다
영산면 시내의 뒤로 보이는 가운데 높은 산이 함박산이고 가운데 골짜기가 약수터가 있는 곳이다
지금의 약수터는 최초 발원지에서 한참 아래로 이동하여 설치를 해놓았다
발원지에서 이곳 주차장 까지는 호스를 이용하여 약수를 마실수 있게 되어있다
약수터의 유래가 담긴 안내판을 보면 전국의 청정약수터 중에 첫번째로 뽑혔다니 정말 유명한 곳이었는가 보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는 엄마가 걸어 올라가셨을 산길을 따라 가면서 엄마의 체취를 느껴본다
영산시내에서 버스를 내려 이곳 약수터까지는 꽤 먼길인데 고무신 을 신고 걸어가셨을 엄마를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저기 위쪽에 보이는 연두색 펜스가 설치된 곳이 약수터의 최초 발원지라는데 엄마의 흔적이 여기에 남아있을텐데 여지껏 모르고 있었다니 안타깝기도 하다
하이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흰색 고무신을 신고 어린아이들의 봄소풍 처럼 나들이를 다니셨을 울 엄마가 여기에 약수를 드시러 오셨다니 ~~~~
그러나 지금은 펜스를 설치하여 접근을 하지 못하게 막아놓고 약수만 호스를 연결하여 아래 주차장으로 흘러 나오도록 해 놓았다
2015년에 펜스를 설치했다는 최초 발원지
여기에서 약수를 마시고 휴식을 취하면서 도시락을 사와서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쉬다가 오셨을 울 엄마의 모습을 그려본다
발원지 주변으로는 무너진 돌담이 있는 것으로 봐서 예전에는 주막도 있었으리라 상상해 본다
발원지 바로 우측으로는 이렇게 돌담이 여러 곳에 있었으니 사람이 살았을것 같다
엄마를 생각하면서 사진을 보고 있는 중에 친구가 찍었네 ㅎㅎㅎ
주차장과 발원지 중간에 위치한 약수사
약수사에서 내려다본 영산면 시내전경
높은 축대 위에 세워진 약수사 전경
대웅전에 들러 부쳐님께 참배를 하면서 옛날 울 엄마도 그러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잠시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를 불러 본다
다시 주차장에 내려오니 약수가 시원스레 흘러나오기에 엄마가 그랬던 것 처럼 한 모금의 약수로 몸을 정화시켜 본다
함박산 약수터를 내려와 시내로 들어오니 오늘이 영산 5일장 날이다
전통시장의 국밥집에 들러 용호형님과 친구와 함께 국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1956년도에 촬영한 돌풍가족 (아버지, 어머니, 형님, 누님 그리고 울고있는 아기가 돌풍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젊은시절
1981년 11월 돌풍 결혼식 날의 돌풍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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