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3일 수요일
먼저 수락산을 종주하고 곧바로 이어지는 불암산 종주로 접어들었다
수락산에서 1시간이나 알바를 하는 바람에 시간은 지체 되었고 하늘의 비구름은 짙게 변하여 날씨는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쉴틈도 없이 덕릉고개를 가로질러 불암산을 오르는데 마음은 급하고 숨은 턱밑까지 차오르는데 산우들마저 보이질 않는다
오늘 불암산종주를 못하면 계획에 막대한 차질이 생기기에 머리가 띵하다
산행코스 : 덕릉고개--406봉--불암산(510m)--정암사--상계역
돌풍의 불암산 산행코스 안내도
초입에서 마주친 불암산둘레길 안내도
정신없이 오르는데 갑자기 비가 오기시작한다
빗줄기는 굵어지고 우의보다는 우산을 펼쳤지만 감당이 되질않는다
인적은 아예없고 등산로는 물바다를 이루고 결국은 그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비를 피하고자 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이렇게 있을수 만은 없어 정상을 코앞에 두고 위험보다는 안전을 생각하여 돌산약수터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갑자기 계곡물이 흐르는데 비가 그친다 . 그러더니 순간 햇살이 보인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통 젖어 철벅거리는 소리가 나고 우산을 접고는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물에 담갔다
땀과 비에 젖은 옷가지를 물에 씻어놓고 인적이 아예없어 알탕으로 계곡물에 몸을 맏긴다 (돌풍이 알탕을 했던곳)
몸도 개운하니 기분도 좋아 다시 내려왔던 길을 거슬러 정상으로 발길을 돌린다
다시 능선의 약수터 이정표가 있는곳에 도착하여 정상으로 향한다
조금 오르니 또다시 창대같은 비가 내리고 천둥까지 친다
덜컥 겁도 난다
이 산에는 나 혼자뿐인것 같은 생각이 들기때문이다
부산의 남수형이 늘 혼자다니면 위험하니까 항상 조심하라고 했는데 이런 것을 두고 한것 같다
뒤돌아 갈려고 해도 아득하고 수락산이 저 멀리 비에 파뭍혀 있다
더욱 난감한 것은 이정표마다 정상까지의 거리표시가 없다는 것이다
높이가 510m이니까 얼마 안남았을것 같아 계속오르니 다람쥐쉼터다.
여기에서 한 사람을 만날쭐이야 ㅎㅎㅎㅎㅎ
너무 반가웠다. 그 분은 정상을 갔다왔다고 하기에 여쭈어 보니 바로 앞의 안개에 가려진 저기라고 손가락으로 가르킨다
눈앞인데도 정상이 보이질않는다
비가 오는데도 너무더워 모두 벗어던지고 사진 촬영을 부탁했다
삼각대가 있지만 이렇게 비가 오는데 설치하는것도 엄두가 나질않아서였다
그 분은 상계역방향으로 하산을 하고 나는 정상을 향한다
정상에 올랐다.
비때문에 못찍은 사진까지 다 찍고 싶은 욕심으로 마구 셔터를 눌렀다
불암의 웅비
돌풍이 창원에서 이 불암산을 오르고 싶어 왔었기에 억수같이 퍼붓는 빗속에서도 산을 올랐다는 것에 용기를 얻는다
렌즈를 위로 향하자니 퍼붓는 비때문에 어쩔 수 가 없어 그냥 카메라 보호를 해야만 했다
비바람속에서도 태극기는 휘날리고 ~~~~~~~~~
태극기를 보는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두꺼비가 하늘을 오르는 영락없는 형상이 이채롭다 (두꺼비바위)
불암산에도 바위틈을 비집고 자라는 소나무가 있었다
퍼붓는 비와 강한 바람에 더 이상 발걸음을 옮기기도 겁이 난다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나 혼자라는게 두렵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다시 뒤돌아보며 태극기 휘날리는 불암산정상을 촬영한다.
비가 많이오니까 바위가 미끄러워 저 태극기가 휘날리는 곳까지 올라가보지도 못하고 삼각대를 세워서라도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
아쉬움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정상을 내려오는 계단의 끝도 휘미하게 보인다
난간을 잡고 조심 또 조심하면서 하산을 하는데 비는 잠시도 거칠줄을 모르고 퍼붓고 있다
초반에 하산계획을 변경하여 가장 빠른길로 하산을 한다
저 아레에 아파트단지가 보여 안심이 되지만 발걸음은 왜이리 무겁고 힘이 없는지~~~~~~~
짧은거리 같았지만 하산을 하면서 얼마나 쉬었는지 모르겠다
몇번이나 개을을 건너야 했는데 그때마다 걱정이 태산같았다
금새 불어난 개울물이 뉴스에서 보던 그런 위험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결국은 카메라도 겁이나서 배낭깊숙히 챙겨넣고 하산을 하다보니 더 이상 사진도 못찍었지만 무엇보다도 아무 탈없이 하산을 했다는게 너무 기뻤다
드디어 도착한 아파트단지의 트럭 과일가계에서 굼주린 배를 채우고 전철을 타고 시내로 간다
저녁은 그 어느때보다도 든든하게 감자탕으로 먹고 안도의 한숨을 쉬어본다
그렇게 끝이난 불수사도북의 종주산행을 마무리하고 나니 아쉬움도 나지만 뿌듯함도 느낀다
비록 나 혼자만의 계획과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성취했다는 자신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추억이며 자랑이기 때문이었다
내일은 남한산성을 종주해야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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