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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매산의 억새
우리집 냥이들

깐돌이가 입원하던 날

by 돌풍56 2016. 9. 8.

2016년 8월30일


8월 달의 마지막 월요일 날 

퇴근후 컴을 하고 놀다가 마당에 나갔더니 깐돌이가 종일 화단에서 꼼짝도 않고 있다고 한다

그러가 마누라와 내가 가까이 가면 야옹하면서 울기만 했다

아니나 다를까 들어보니 몸이 축 쳐지면서 덜렁거린다

놀라서 마누라를 불러 빨리 준비하여 깐돌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야겠다고 재촉했다


입은 옷도 그대로 지갑과 차 키만 들고 동물병원으로 갔다

가는 도중에 깐돌이를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

그렇게 병원에 도착하여 수의사에게 보여주니 배를 만지고 최근의 행동을 묻는다

그제서야 몇일동안 사료도 먹지않고 화단에만 있고 가까이 가면 운다고 했더니 ~~~~~

수의사님 왈

그것은 고양이가 내가 아프니까 주인에게 살려달라고 했다 라고 한다

듣고 보니 정말 그런것 같았다

내가 가까이 갔을때만 계속 울었으니까

비가 억수로 오는 날에도 비를 맞으면서 화단에 엎드려 울었고 맑은 날에도 울었으니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배에 털을 깍고 초음파로 검사를 하더니 오줌보에 오줌이 가득차고 찌꺼기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고 하시면서 요로결석이라고

진단을 한다

숫고양이에게는 요로결석이 많이 발생한다고 하시면서 배를 하늘로 향하게 눞혀놓고 요도끝을 누르니 붉은 피오즘이 뿜어져 나온다

그렇게 시작된 깐돌이의 치료는 마취제를 맞히고 요도에 호스를 꼽아놓고 주사기로 오줌을 뽑아내는데 완전히 핏빛이다

몇일동안인지는 모르지만 결석이 요도를 막아 오줌을 못누었으니 얼마나 답답하고 아팠을까 생각하니 불쌍한 생각 뿐이다

비록 길냥이이지만 내가 돌봐오면서 너무 모르고 무관심 했다는 죄책감이 앞선다

그제야 사진을 촬영해 놓을려고 보니 마누라나 나나 핸드폰도 안가지고 왔네

하는 수 없이 그냥 눈으로 치료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불룩하던 배가 홀쪽해지자 이제는 링거를 투약해서 오줌보의 오즘과 결석을 씻어 내야 한다면서 내일 오라고 한다


그러면서 치료비가 20만원이라고 한다 ㅎㅎㅎ

어쩌면 그냥 그렇게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르는 깐돌이가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고 하니 기쁘기도 하지만 부담도 되는게 사실이었다

이 돈이 없다고 내가 밥을 못먹는 것도 아닌데 하면서 결제를 하고 깐돌이를 남겨놓고 집으로 왔다


다음 날

퇴근과 동시에 동물병원으로 갔다


병원문을 들어서니 케이지안에서 엎드려 조용하던 깐돌이가 내가 깐돌아 라고 부르니 그때부터 계속 야옹하면서 운다

다리에는 링거 주사기가 꼽혀있고 배에는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나오는 오줌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앞으로는 이 샤료를 먹여야 결석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기에 1.5kg을 26,000원에 구입을 했다

비싸도 너무 비싸다 ㅎㅎㅎ

그래도 깐돌이를 살려야 하기에 어쩔수가 없다

그렇게 깐돌이의 1박2일간의 입원이 끝나고 퇴원을 했다 



요도에는 아직 호스가 꽃혀있고

릴거투약을 했던 다리에는 붕대를 감아놓았기에 상처 보호를 위해 머리에 보호대를 쒸워놓으니 불편한지 한 동안 쳐다만 보고 있다


통조림에 약과 샤로를 썩어주니 불편하지만 잘도 먹는다

오즘을 누지못해 아프고 볼록했던 배가 없어지니 배도 고팠는가 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누라가 부르면 달려오고 내가 부르면 도망을 다니는 깐돌이가 내앞으로 달려오더니 벌러덩 드러 눞는다 ㅎㅎㅎ

뭐야

이 놈이 살려줬다고 고맙다고 그러는건가

어쨌던 기분이 참 좋다


지금 깐돌이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온 동네를 놀이터 삼아 놀러다니지만 사료먹을시간에는 꼭 집으로 찾아오며

돌풍이 출근하는 아침에는 현관문을 열면 야옹 하면서 인사를 한다

이 놈이 길냥이 인지

집냥이 인지 ㅎㅎㅎ 


엊그제는 딸래미가 깐돌이가 걱정이 된다고 하면서 집을 다녀갔다

길냥이 3마리가 함께 사는 우리집은 아들과 딸이 결혼을 하여 집을 떠났지만

길냥이가 있어 항상 즐겁고 행복함을 느끼고 산다

삶이란 이런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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