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복지센터에서 근무를 하면서 6월에 돌풍의 집과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모 주간보호센터에 워크넷으로 접수를 해 놓고는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주간보호센터에서 채용을 하겠노라고 연락이 왔다ㅎㅎㅎ. 건물도 신축건물이라 뭔가 새 출발의 징표처럼 느껴졌다. 돌풍이 주간보호센터에 관심이 있어 여러 군데 워크넷에서 신청을 해도 나이가 많아서인지 연락도 없었는데 ~~~ . 그 이후 두 번이나 방문하여 여러 전달과 업무이야기도 듣고 돌풍의 재능을 활용하여 멋지게 한 번 해 보고자 다짐을 했다
관심이 많아서 재가복지센터의 일을 6월 말로 그만두고 7월 4일부터 모 노인주간보호센터에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주간보호센터의 업무에 잘 알고있는 지인분들이 힘들다고 만류를 하셨지만 돌풍은 꼭 도전을 해 보고 싶다고 하니 그렇다면 한 번 해 보라고 하셨다. 근무시간은 8시 30분에 업무가 시작되어 오후 6시에 종료하며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시 30분 까지라 너무 길다고 생각했지만 개의치 않았는데 첫 출근을 하던 날부터 기분이 상하고 말았다. 첫 출근이라 업무 시작 40분 전에 도착을 했는데도 건물 내로 들어갈 수가 없어 밖에서 우두커니 기다리는 나 자신이 처량함을 느껴 연락을 해도 아무도 받질 않는다. 업무 시작이 어떻게 되는지 몰라 함께 채용된 젊은 사회복지사와 멍청하게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40분이 지나서야 승용차 한 대가 어르신들을 태우고 도착을 한다. 센터장님이다. 인사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여쭤어보니 대뜸 여기 일하러 왔어요,. 아니면 놀러 왔어요, 이런다. 순간 이해가 되질 않았다 (참고 : 여기 주간보호센터는 직원들이 직접 자기차량으로 어른신을 모시고 오고, 모셔다 드려야 함)
그렇게 참고 시작된 첫날의 업무는 그야말로 인간 취급을 못 받는 것 같은 하루였다. 현관 물청소 해라, 남녀 화장실 청소해라, 식당 청소해라, 세탁기 돌려라. 저기서 좀 도와줘라, 어르신 돌보면서 몇 번이고 쉴 새 없이 해야 하는 설거지는 아주 기본이었다. 질문을 하면 지금 그럴 시간이 었으니 나중에 이야기를 해준다고 하신다. 아침부터 등에서는 땀으로 흠뻑 목욕을 하고 나중에는 어르신들 교육보조를 하다가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2인 1조로 교대로 점심을 먹고는 또 어르신들의 수발 도움을 드려야 된다고 했었기에 개인행동은 생각을 할 수도 없는 점심시간이 이렇게 고행의 시간 일 줄이야.(점심시간은 1시간 30분이지만 단 몇 분도 개인 휴식을 가질 시간이 없으며 직원들을 위한 별도의 휴게실이나 사물함도 없음) 잠시도 쉴 틈 없는 업무가 끝나고 그렇게 오후 6시 퇴근시간이 되었지만 재공일지를 쓰놓고 퇴근을 해야 하는데 노트북 2대에 4명이 사용을 해야 하다 보니 생소한 재공기록지 작성도 근무 첫날에 돌풍이 담당하는 어르신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5명의 재공기록지는 엄두도 안 나서 질문을 하니 주임님이 다음날 도와주겠노라고 하여 퇴근을 하려니 벌써 오후 7시 15분이다 (재공기록지와 상태변화기록지는 재가복지센터의 스마트폰으로 작성하는 작업이 아니라 컴퓨터로 해야 하는 작업임)
노인주간보호센터는 역시 힘든 곳이라는 것을 체험을 해보고야 알게 되었다, 출근과 동시에 시작되는 눈코 뜰 새 없는 업무에 퇴근을 해야 해방이 된다는 압박감이 나를 슬프게 한다. 물론 좋은 분위기에 근무하는 주간보호센터도 많겠지만 직장은 직원의 근무 만족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센터는 이게 뭔가,. 신축 건물이지만 직원들의 복지시설은 눈을 닦고 봐도 없다, 근무복도 화장실에서 갈아입어야 하니 ㅎㅎㅎ.최저임금에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움직여 상의부터 하의까지 땀에 범벅이 되고 점심시간도 1시간은 업무에 시달리고도 퇴근시간은 또 이렇게 늦어야 하는 주간보호센터가 있다니 ~~~~. 그런데도 그 시간에 직원들은 퇴근할 생각도 않는 것 같았다. 왜 그럴까 ?
첫 출근을 하던 날이 마누라님의 생일이었는데 주간보호센터에서는 일체의 전화를 할 수도 없다고 하니 전화가 와도 받을 수가 없었다. 마눌님은 영문도 모르고 퇴근시간이 한참을 지나도 연락이 되지 않으니 혼자 답답해하고 ~~~~~., 그렇게 퇴근을 하고서는 다음날부터 출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며 밤새 많은 고민을 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아침을 먹고 나서야 센터가 이사를 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아 그럴거라고 혼자 이해를 하고 다시 출근을 했다. 그러나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3일째가 되는 날도 상황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퇴근을 하면 곧바로 땀에 흠뻑 젖은 옷은 몽땅 세탁기에 넣고는 한참을 쇼파에 몸을 눞힌다. 그러면서도 근무복과 신발도 내가 사입어야 하는데 뭐가 그렇게 까다로운지 유니폼을 옷가게에서 남자도 핑크색 티셔츠의 무지를 구입해 입으라 하니 마눌님은 두 번이나 유니폼을 구입하여 센터에 오기도 했다.
그래도 참고 다녀보자고 했던 사건이 입사 4일째가 되는 오늘 터지고 말았다. 평소에도 일을 즐겨하는 돌풍이라 땀 흘려 일하는 것이 즐겁기도 했었지만 오늘도 아침부터 돌풍의 요양보호업무와 무관한 지하 창고정리를 여직원과 함께 해 달라고 센터장이 지시를 했다. 시내에 나가서 자재를 구입하고 정리를 끝내고 나니 오후에 창고정리와 관련하여 센터장님의 회의 요청에 동참을 하게 되었는데 한참 동안 직원들의 부족한 면을 이야기한 후 센터 개선에 관한 하고 싶은 의견을 내놓으라고 한다. 주임님과 여직원의 의견이 끝나고 신입사원 돌풍이 한 말씀을 드릴까요 하니 돌풍의 대상자가 아니라며 하지 말라고 한다. 온갖 잡일은 다시키면서 의견제시에 차별을 하는 센터장이 원망스러웠다 .그 순간 폭발을 했다. 어느 회사던 개선 관련 문제는 신입사원들이 고정관념에 젖어있는 선임들보다 더 잘 찾아내기에 상사들이 좋아하는 의견청취 사간인데 신입사원이라고 의견 제시도 할 수 없냐고 하니 하지 말란다
"그럼 됐어요, 저도 이야기하기도 싫고 이런 센터에서 일하기 싫어요" 그리고. 지금부터 센터일을 그만두겠노라고 했다. 센터장도 복지사에게 사직서를 나에게 갖다주라고 한다. 얼씨구! 그래 한 번 해보자 라는 거네 ㅎㅎㅎ, 돌풍도 35년간 대기업 한 회사에서 간부로 퇴직을 했는데 돈이 없어 노후에 일을 하는 게 아니고 가만히 노는 성격이 아니라 움직이며 어울려 사회봉사 겸 활동을 하기 위해 다니는 직장인데 그러면서도 절대 불의는 절대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끝장을 보고 말았다. 또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짧은 3일 동안 근무분위기와 직원들의 고충을 듣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센터장의 무분별한 업무지시와 혼자만의 생각이 직원들의 마음을 힘들고 아프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명칭은 x x 시 노인주간보호센터 이지만 시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개인이 운영하는 센터이다.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노인주간보호 센터는 센터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인간다운 대우를 해 주셔야 어르신들이 진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직원들이 일에 지쳐 있는데 무슨 어르신을 공경할 여유가 있냐.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의 일자리는 많다.. 직장에서 돈도 중요하지만 인간적인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직장이 최적의 직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직원을 개,돼지 취급하는 직장이라면 지체 없이 빠른 판단으로 새로운 삶을 살자
이렇게 오후 근무 중 사직서를 쓰고 퇴근하는데도 왜 이렇게 기분이 좋지 ㅎㅎㅎ.. 집에 도착하여 샤워를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전에 근무했던 재가복지센터장님께 전화를 하니 "주간보호는 힘든다고 말씀했잖아요" 라며 웃으신다. 그래도 금방 또 다음 주 월요일부터 어르신을 돌보는 재가 업무로 출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요양보호사님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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